[한국강사신문 이미숙 기자] 4월 14일 방영되는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하며 37년간 대북문제를 연구해 온 곽길섭 박사와 함께 변화를 시도하는 북한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한반도의 정세를 함께 전망해 본다.

[사진출처=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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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국가와 북일회담, 판을 흔드는 김정은의 속내는?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북한은 무력 도발을 계속 이어가며 ‘통일’과 관련된 용어, 상징물들을 모두 없애고 있다. 한민족이라는 특수관계를 부정하는 현 상태. 반면 일본에게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며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있다. 왜 김정은 총비서는 대한민국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일본과는 ‘대화할 결심’을 한 걸까?

남과 북은 분단 이후 제각기 한반도 유일 합법 정부를 주장하며 ‘원코리아’를 지향했다. 1991년, 탈냉전의 문턱에서 남과 북은 유엔에 함께 가입해 실질적으로 두 개의 국가가 됐지만 김일성, 김정일은 오히려 우리보다 더 ‘하나의 나라’를 강조했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왜 갑자기 갈라서자고 하는 걸까? 김정은 총비서의 속내를 분석해야 ‘2개 국가론’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곽 박사의 설명이다.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러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진 정세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정은과 푸틴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돕는 대신 러시아로부터 식량 등을 지원받고,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금이야말로 북한이 국면전환을 시도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2개 국가 체제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곽 박사는 ‘2개의 국가’의 또 다른 요인으로 체제 유지에 대한 북한 내부의 위기 인식을 들었다. 일명 ‘장마당 세대’라고 불리는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한류’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대한민국에 대한 동경이 한 체제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어 북한 당국은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게 곽 박사의 생각이다.

이들은 90년대 말, 최악의 가뭄과 식량난으로 위기를 겪었던 ‘고난의 행군’이 지나가고 배급제가 붕괴된 이후에 태어난 세대. 이들은 국가에서 식량을 받지 않고 직접 시장에서 자급자족으로 생계를 이어 나갔다. 그렇기에 국가에 대한 충성과 희생보다는 개인과 장마당에서 이뤄지는 경제-사회 활동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은 외부 정보 유입을 통제하기 위해 2020년부터 반동사상문화배격법, 평양문화보호법 등을 제정했다. 이렇게 ‘장마당 세대’를 그대로 두었다간 남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밀리고 흡수통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은 2개 국가론이라는 노선을 선택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 곽 박사의 분석.

[사진출처=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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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전 총리와 故 아베 전 총리(당시 관방장관)가 같이 방북했던 2002년 최초의 북일 정상회담. 북한의 경제적 필요 등에 의해 ‘평양공동선언’이 채택되면서 국교 수립과 식민지 배상, 납치자 문제 해결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곧이어 불거진 2차 핵 위기와 2011년 김정일 사망이 겹치면서 다시 답보 상태에 빠졌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2개 국가론’을 들고나오며 다시 일본과의 교섭 카드를 꺼낸 것이다.

한미일-북중러 신냉전 상황에서 새로운 국면을 만들기 위해 한편으로 경제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막대한 대일 청구권 자금이 필요한 상황. 일본 기시다 총리로서는 기본적으로 동북아 정세의 안정이라는 효과를 얻고 ‘납치자’ 문제를 해결, 올해 9월에 있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 대비해 낮은 지지율을 회보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곽 박사는 분석했다.

한국과는 이별을 선언하고 일본과는 손을 잡으려는 북한! 남북한의 관계는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 곽 박사는 김정은이 ‘2개의 국가’를 주장한다고 우리도 똑같이 행동해서는 안 된다며 반일, 반중과 같은 이분법적 사고 보다는 용일(用日), 용중(用中)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하며 강의를 마쳤다.

과연 한반도의 복잡다단한 이 상황이 극복되고 평화를 위한 새로운 역사가 다시 쓰여질 수 있을까? <이슈 PICK 쌤과 함께> 179회 ‘두 개의 국가와 북일회담. 판을 흔드는 김정은의 속내는?’는 4월 14일(일)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슈 픽 쌤과 함께-정보 : 한 치 앞 미래도 예측하기 힘든 불분명한 시대! 지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정보를 알아야 하는가? 앞으로 경제는 어떻게 될지,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뀔지, 자녀 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한발 앞서 시대를 읽을 수 있는 강의, 거대 담론 속에서 내 삶의 지표를 찾을 수 있는 강의, 이슈를 다루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전달하는 강의 방송이다. 회차마다 출연하는 강사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 wavve, 유튜브 KBS 교양 등의 공식영상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최고 시청률은 7.4%(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다. 출연진은 이승현, 홍석천, 슈카, 유민상, 이수지, 유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