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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 북한이 5월 28일부터 4차례(6.14 현재)에 걸쳐 대한민국 하늘로 쓰레기, 오물 세례를 퍼붓고 있다. 북한의 비정상적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도발은 동서고금의 전단살포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저급하고 비열한 작태(作態)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은 마냥 참기만 하거나 과잉대응해서는 안된다. 혹여나 이번에 정부가 국내외 여론을 하나로 모아 적의 대처하지 못하면 국격과 국민 자존심 훼손을 넘어 향후 북한의 더 큰 도발, 남남갈등 유도책에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물풍선이 아니라 ‘오물테러’이다 국내외 언론들은 북한이 첫 오물세례가 있던 날부터 “북한이 오물풍선을 날려 보냈다”고 보도하고 있다. 정부와 군도 ‘오물풍선’이라는 용어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표현은 사안의 본질과 맞지 않는다. ‘오물테러’가 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다. 북한이 보낸 대량의 오물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모욕감과 함께 공포심을 자극하였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에 떨어져 앞유리가 파손된 경우도 있다. 하루 1,300대 이상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이착륙이 일시 정지되는 소동까지 있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언제든 대형사고로 비화될 개연성이 있다. 혹시라도 북한이 생화학 무기를 기구에 넣어 살포할 경우 벌어질 상황은 상상하기 조차도 싫다. 따라서 네이밍(naming)부터 정확하게 하는게 중요하다. 오물풍선이 아니라 ‘오물테러’이다. 북한이 ‘오물테러’ 도발 방식을 선택한 배경은 북한은 지난 5월말 첫 오물테러를 5월 10일 탈북민단체 북한자유운동연합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실제적으로는 철저하게 계산된 다목적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이며,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통해 주목받은 하이브리드전(hybrid-war)을 한반도에 접목하는 시험의 성격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필자는 북한의 이번 오물테러를 ①길게는 2019년 2월 하노이 외교대참사(no deal)이후 추진중인 ‘강대강 정면돌파전’의 연장선상에서 ②짫게는 김정은이 올해들어 선언한 ‘2개국가론’의 실천적 조치의 관점에서 ③보다 직접적으로는 5월 24일 김정은이 주재한 당정치국 회의 결정 후속조치 이행 과정의 일환으로 평가한다. 즉 김정은은 5월하순 당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2가지 중요한 장면을 연출하였다. 첫째,“제8기 10차 당전원회의를 6월 하순에 개최한다”고 결정하였다. 당전원회의는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에 정책노선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인데 새 국경선을 헌법에 명문화할 최고인민회의를 앞둔 시점에 소집되어 주목된다. 둘째, 군 총참모부 현안보고를 청취한후 관련 명령(미공개)을 하달하였다. 김정은 지시 내용은 다음날 국방성 부상 김강일 담화(5.25)을 통해 어느정도 유추해 볼수 있는데, 동 담화는 한미합동군사훈련, 민간의 대북전단 살포, 대한민국 해군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문제 삼으며 강경대응을 예고하였다. 이후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 오물 대남공중살포, 600밀리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 서해 GPS 전파교란, 북한군 군사분계선 침범, 휴전선 대남확성기방송 시설 재설치 등 다양한 수준의 도발을 연쇄적으로 자행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도발이 사전에 철저히 계산된 시나리오에 입각한 입체적 심리전이자 모의공격훈련임을 방증한다. 한편 6월 2일 김강일 부상의 조건부 잠정 중단(“대북전단 재살포시 100배 대응”) 및 6월 9일 김여정의 대대적 보복 경고(“전단 살포·확성기 방송시 새로운 대응”)도 이같은 사전 시나리오에 기초하여 한반도 정세긴장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하기 위한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식 남남갈등 조장 전술’ ‘저비용 고효율의 공포 조성 전술’이다. 이로볼때 향후 북한은 ▲말폭탄과 다양한 온-오프라인 도발을 통해 대한민국 내부에 ‘전쟁이냐 평화냐’의 논쟁, 전쟁 공포감을 불러 일으키면서 ▲6월말 당전원회의·7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2개국가론’의 하이라이트라고 할수 있는 새로운 국경선을 확정·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여소야대 정치구조하에서의 극단적인 갈등과 대립, 반미투쟁월간(6.25~7.27), 한미핵대응공동훈련(8월중) 국면을 적극 활용하면서 정찰위성 및 전략전술무기 시험 발사, 7차 핵실험 등을 통해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쥐고 미국의 11월 대선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새로운 협상국면을 대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의 대응조치는 적절했는가 북한의 이번 도발은 북한의 ‘2개국가론’과 당정치국회의(군총참모부 보고 청취)이후 일련의 동향을 볼 때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게 사실이다. 대한민국 안보부처 관계자는 그간 북한의 도발에 대해 100여가지 이상의 시나리오를 검토하면서 대응을 준비해 왔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이 오물을 공중살포할 것이다”라는 점은 예상하지 못한듯 하다. 따라서 초동대응이 신속하지 못했고 대응논리로 서툴렀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도 6월 2일이 되어서야 소집되었으며, 군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브리핑만 내놓았다. 이에 따라 김여정으로부터 “풍선이 날아가는 방향에 따라서 ‘표현의 자유’와 ‘국제법’이 규정되는가, 뻔뻔스러움의 극치”라는 비아냥을 듣기까지 했다. 차제에 보다 분명히 하자. 대한민국 민간단체가 날리는 대북전단은 헌법적 가치에 기초해 소수의 기구를 활용하여 북한주민들에게 외부소식을 전하는 것이며, 북한은 직접 당국이 나서 대규모 인적·물적 피해를 발생시킬수 있는 오염된 테러물질을 대규모로 투하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단어를 똑같이 쓸 수 없다. 첫단추도 잘 끼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듯하다. 차라리 북한이 오물을 날려보냈을때 《전단은 OK, 그렇지만 오물은 NO》로 대응했으면, 민간의 대북전단 살포 명분도 얻고 북한의 저급한 행동에 대한 비판여론도 일어나게 할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무튼, 그 이후 남북간 공방전이 전개되고 대한민국 정부는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 전군 비상근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의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정세 관리를 넘어 북한 자유화를 위한 발걸음을 본격적으로 내딛고 있다. 전망과 대응방향 김정은 올해들어 선대 노선을 부정하는 반민족적·반통일적 ‘2개국가론’을 주창하였다. 지난 5개월여간 손익계산서를 끊임없이 두둘겨 보았을 것이고, 손해보다 이익이 크다는 판단하에 민족·통일 관련 흔적 지우기를 밀어붙이고 있으며 이번 오물테러 작전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결행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대북심리전 재개 등 맞대응 조치도 예상하지 않았을리가 없다. 최근 북한이 연쇄적으로 벌이고 있는 오물테러를 비롯한 대남도발은 ‘2개국가론’ 정착화를 위한 사전공작, 서막일 뿐이다. 일단 5말6초의 파상적 공세로 대한민국 내부를 흔들어 놓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푸틴 방북과 6월말 당전원회의까지 조정기를 거쳐 7월 최고인민회 헌법 개정(‘영토 규정 명문화’) 이후 육-해-공-우주-사이버 제5전선에서 더욱 전방위적인 공세를 전개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는 김정은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과거의 경험에 머물거나 대응조치를 자화자찬해서는 안된다. 보다 치밀하고 창의적인 전략전술과 주변국 외교를 통해 한반도 위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인식하게 북한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기회로 역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해 나가야 한다. 글을 맺으며 다시한번 강조한다. 김정은의 목적은 ①내부적으로 독재정권 기반 공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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