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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정은 후계자 등록일 2023.02.13 06:36
글쓴이 곽길섭 조회 302

김정은 후계자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국민대학교 겸임교수


링크:[북한정론] 김정은 후계자 | DailyNK

 

최근 김정은이 딸 김주애(2013년생)를 군() 관련행사 자주 대동하고 나오면서 후계문제가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누이-올케간 미래권력을 둘러싼 갈등설도 얘기한다. 흥미롭다.

 

포스트 김이슈는 김정은의 30대 나이, 국가적 건강관리 시스템 등을 고려해볼 때 그다지 시급한 주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김정은 후계자 문제가 신변이상설과 함께 수시로 이슈화되고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 평가해 보는 것도 의의가 있다.

 

후계 개념

 

먼저 후계 개념부터 정의해 보면, 후계란 김정은이 계승자를 지정하여 자연스럽게 권력을 물려주는 상황이다. 혹시 사정상 계승자를 내정하지 못하고 신변이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차기 권력자가 김정은 정책노선 계승을 표방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김정은정권 타도를 목표로 한 쿠데타, 민중봉기의 경우에는 혁명 주도세력이 체제이념과 권력구조 방향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변경할 것이므로 이 글의 논의에는 포함시키지 않는다.

핵심 고려점

 

김정은 후계 문제를 생각할 때는 북한 특수성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유일지도체제 특성상 후계라는 단어는 함부로 꺼낼수 없는 일종의 금기어(禁忌語)이다. 오직 김정은 머릿속에만 있다. 다음으로, 고려해야할 요소는 법률과 제도 권력층과 사회저변 환경 후보자 직위와 역할 정치적 자질 등을 생각해 볼수 있다.

 

첫째, 북한의 유일영도체계 확립 10대원칙을 보면, 102항에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이어 나가며라고 명시하여 김씨일가로의 세습을 명문화하고 있다. 동 조항은 김정은이 집권한 직후인 20136월에 관련 조문을 새로이 삽입한 것이다. 따라서 후계자는 김일성가계에서 나오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둘째, 후계자론에 따르면, 후계자는 수령의 피을 이어 받은 인물 가운데 새세대, 즉 다음세대에서 나와야 한다. 북한은 수령의 피를 단순히 혈연 차원이 아니라 수령의 혁명사상을 계승하는, 즉 사회정치적인 것으로 포장했으나 실제는 물리적 핏줄을 의미한다. 그리고 다음세대로 규정한 것은 지금 권력층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들을 원천 배제하기 위한 속셈이다.

 

셋째, 노동당(수령)이 모든 것을 지도하는 당우위 국가체계라는 점도 중요한 고려요소이다. 따라서 수령이 지명한 당 인물이 후계자가 되는 것이다. 정부나 군의 인물은 직책이 아무리 높고, 조직이 방대해도 노동당의 하수인일 뿐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군은 자유세계와 달리 수령과 당의 부속품일 뿐이다.

넷째, 권력층내 정치문화와 사회저변의 문화적 환경도 고려해야할 중요한 포인트이다. 지금 북한 권력층 인물들은 수많은 숙청속에서 살아남은 인물들이다. 그들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횡적 연계를 가지거나, 야심을 조금이라도 드러내는건 곧 죽음이고, 개인의 죽음을 넘어 가문이 멸문지화(滅門之禍) 당한다는 것을 70여년의 숙청사를 통해 교훈을 체득한 인물들이다. “당정군 간부들은 혹시 취중이나 잠꼬대 하다가도 말실수를 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탈북민의 증언이 이를 생생하게 입증해 준다.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이 김여정에게 상석을 양보하려 하고, 북한군을 대표하는 황병서 군총정치국장이 만인들이 보는 앞에서 김정은에게 무릎 꿇고 입을 가리고 애기하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회이다. 이들은 도전보다는 면종과 공생, 체면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게 합리적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김정은이 3, 4대로 세습하면 자기들도 똑같이 대물림할 수 있어 좋아하는 부류들이다.

 

북한사회의 모습을 좀더 단순하게 표현하면, 김정은만 3대세습을 한게 아니다. 권력층 인물을 비롯 200만 평양시민들도 세습을 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들은 김정은을 지지하며 갖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좋은 직장, 좋은 생활환경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있다. 일종의 악의적 운명공동체, 공생관계라고 할수 있다.

 

게다가, 일반주민들은 김정은을 비롯한 로얄패밀리 문제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사회와 달리, 지도자 신변 문제에 대해 알면 도리어 위험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 과거 김정일의 두 번째 부인인 성혜림의 친구였다는 사실만으로 요덕수용소로 끌려가 짐승처럼 생활하다가 탈북하였던 무용수 김영순씨의 증언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경제난도 지도자 잘못이라기 보다는 중간간부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민심수습이 필요할 경우 간부들을 세도주의, 관료주의, 부정부패 등의 죄목을 씌워 수시로 공개처형하는 것이다. 일반주민들의 관심은 오직 하루를 잘 살고, 자식들을 어떻게 잘 키워내는가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직위와 역할, 정치적 자질도 중요하다. 후계자가 될려면 당이나 군의 핵심 포스트에서 후계수업을 받거나 주요 직책에서 활동해야 한다. 특히 김정은은 후계수업 기간이 짧았지만 당과 군을 물론 체제보위 분야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김정은 아들이 유력 후보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누가 김정은이후 최고권력자가 될 것이냐를 살펴보겠다. 위에서 본 5가지 조건을 완전하게 충족하는 인물은 없다. 그렇지만 가장 근접한 인물은 김씨 일가중에서 김정은과 한세대 차이가 나는 인물, 즉 김정은의 아들밖에 남지 않는다. 나이나 경험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가 중심이 되어 하나하나 만들어 가면 되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22살인 1964년도에 당조직지도부에서 후계자 수업을 시작했다. 김정은도 24살인 2008년경에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당연히 제왕학 교육은 어린시절부터 별도로 받아왔다. 이런 사실은 20017월 김정일이 러시아 방문시 밑의 둘을 한 10년 정도 교육시켜 후계자로 삼겠다고 직접 말한데서 알수 있다. 김정일을 밀착 수행한 폴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가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김정일과 나눈 대화는 김정일이 이미 2000년대초부터 김정은을 후계자로 고려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시사해주고 있다. 당시 김정은의 나이는 17살이었다.

 

왕조국가의 국왕 즉위 사례도 큰 시사점을 보여준다.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을 왕조국가에 비유하고 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지만 신정체제이며 왕조국가이다. 왕조국가에서는 즉위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500여년간 이어진 조선왕조에서 8세에 즉위한 헌종, 11세에 왕위를 물려받은 순조 등 약 절반 가량이 10대 이하다. 대표적 성군인 세종대왕도 22세에 즉위하였다.

 

김정은 딸과 김여정은 한계가 명확

 

지금부터는 김주애·김여정을 비롯 김정철, 김평일, 김경희 등 다른 백두혈통 인물들이 후계자가 될수 없는 이유, 그들의 한계에 대해서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다.

 

김주애

먼저, 이번에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김정은의 어린 딸은 어떨까? 백두혈통에 다음 세대이니 자격요건은 당연히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유사한 선례가 없다. 새 길을 만들어 가야한다.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김주애 앞에 놓인 장애(hurdle)는 엄청나다. 유교적 문화가 뿌리깊은 북한사회에서 여자라는 큰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가부장적 남성우월주의 문화가 팽배한 곳에서 여성 수령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이다. 특히 김주애로 승계가 되면 4대에는 문제가 없지만 5대가 되면 다른 성()으로 권력이 이양될 수 있다. 백두혈통으로의 영구승계 원칙에 위배된다.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당면해서는 무엇보다 막후에서 제왕학 수업을 받고 있을 오빠와 현재·미래의 실세 고모 김여정을 넘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김주애가 후계자로 점지될 개연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지금 김주애의 역할은 일종의 카메오’(cameo: 영화나 드라마의 주목을 더 많이 끌기 위해 단역으로 잠깐 출연하는 유명인사)라고 할수 있다. 후계자로 내정되었다면 지금처럼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막후 후계수업이 먼저다.

 

김주애의 군 관련 행사 등장은 북한의 핵보유국 정당성 선전쇼에 대한 주목을 끌면서 또 한편으로는 대북제재 논의를 흐리게 하는 이중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핵무기가 단순히 군사용을 넘어 미래세대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라는 것과 함께 4대세습의 정당성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려는 고도의 선전선동술일 뿐이다.

 

이같은 김정은의 비정한 아버지로서의 행보는 극적 연출효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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